공개/뉴스
쇼핑
예천림
2007. 4. 26. 19:03

나의 인터넷 쇼핑의 역사는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 쇼핑이 대중화되지 않았을 때로, 친구 딸의 돌잔치 집에 놀러가서 처음으로 인터넷 쇼핑을 접하게 되었다. 그녀는 출산 후 아기를 돌보면서 쇼핑할 장소와 시간이 마땅치 않게 되자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원하는 옷과 소품들을 샀다. 당시 그녀의 동생이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던 터라 그녀는 외국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 원하는 물건을 구입하고 그녀의 동생이 살고 있는 주소로 배달시켰고, 그녀의 동생이 그 물건을 받아서 한국으로 보내주는 꽤 번거로운 방법을 통해 원하는 물건을 구입했다. 국제 우편 요금이 더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에 미국 등 외국의 경우에는 아기 용품과 옷에는 세금이 붙지 않아, 우리나라에서 구입하는 절반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국내에서 비싸게 팔리는 수입 브랜드나 아직 수입되지 않은 인기 브랜드를 싸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국제 우편 요금을 부담한다 해도 한국보다 저렴하다고 했다. 게다가 세일 폭이 50~90%까지 되는 외국의 세일 기간을 맞춰 구입하면 한국에서 한 벌 살 돈으로 외국에서 열 벌까지도 구입할 수 있단다.
나는 비싼 비행기표를 사서 외국을 가지 않아도 방 안에서 원하는 물건을 척척 구입하고 있는 그 친구가 꽤 신기하고 멋져 보였고, 그 친구 덕분에 당시 미국에서 인기 있는 국내 미유통 브랜드의 바지를 덩달아 저렴하게 구입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해외 쇼핑몰의 원하는 물건들을 구입해 주는 구매 대행 사이트가 생겼고, 지금은 그 수를 세기도 힘들 정도의 수많은 인터넷 쇼핑몰들이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단 쇼핑은 눈으로 보고, 직접 만져보며 구입하는 것이 제맛이라고 생각하는 터라 인터넷 쇼핑을 그리 즐기지 않는 것이 사실이었다.
# 편리함과 만족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라
하지만 최근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으로 이사를 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혼자서 5층까지 무거운 짐들을 들고 올라오기가 힘들어지자 처음에는 쌀이나 물처럼 부피가 크고 무거운 제품들부터 구입하기 시작했다. 다음에는 평소 즐겨 사용하던 제품들이라 안 보고, 안 만져도 되는 물건들로 그 영역을 확대시켜 인터넷 쇼핑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구입한 물건들이 대체로 만족스럽자 다음은 옷과 소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에도 기웃거리게 되었다. 특히 박리다매 형식으로 운영되는 대형 쇼핑몰에는 밤 잠 안자고 발품을 팔아도 절대로 그 가격에 구입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싼 옷과 소품들로 가득했다. 5장의 티셔츠가 1만원, 게다가 배송료까지 무료라고 하니 ‘그 달콤한 유혹을 쉽게 뿌리칠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가격들이 모두 ‘착하다’.
하지만 이렇게 싸다고 덥석 구입한 물건들은 분명 싸게 구입한 표시가 난다. 3000원짜리를 제 아무리 잘 챙겨 입어도 딱 3000원짜리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또 일상 생필품과는 달리 패션 관련 제품들은 사진으로만 보는 것과 실제 배송되어 받아 본 제품들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 특히 사이즈도 문제다. 셔츠나 바지 등 몸에 꼭 맞게 입어야 하는 옷들을 안 입어 보고 구입하려면 마네킹처럼 표준 체형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불만을 한 두 번씩 토로한다. 이처럼 인터넷 쇼핑에서는 몸이 편하고 시간을 아끼는 편리함이 최대 장점이자 최대 단점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편리함과 만족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쇼핑 전에 몇 가지 원칙을 세우고, 그에 따라 쇼핑해야 한다.
# 모니터 쇼핑으로 안목을 키워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하는 물건들은 내 눈으로 직접 보거나, 손으로 직접 만져보고 구입한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몸이 편한 만큼 실패 확률도 높고 때로는 돈이 아깝다 싶을 만큼 후회스러울 때도 많다. 또 늦은 밤까지 여기저기 인터넷 쇼핑몰을 돌아다니면서 쇼핑 삼매경에 빠지다보면 꼭 필요하지도 않고, 나에게 어울리지도 않는 물건들을 구입할 때가 많다. 따라서 만족스러운 인터넷 쇼핑을 하려면 발품을 줄이는 대신 두 배, 세 배의 쇼핑 안목을 키워야 한다.
백화점에서 알뜰 쇼핑을 즐기려면 백화점을 자주 들락날락거리면서 백화점과 친해야 하듯, 인터넷 쇼핑에서도 성공하려면 인터넷 쇼핑몰과 친해져야 한다. 평소 친구들 사이에 입소문 난 인터넷 쇼핑몰이나 패션 잡지 등에 소개된 인터넷 쇼핑몰을 모두 들어가 보고 자신의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인터넷 쇼핑몰들을 즐겨 찾기 해 두고 시간 날 때마다 들어가 구경해본다. 친구들 사이에서 ‘인터넷 쇼핑의 천재’라 불리는 내 친구는 컴퓨터에 즐겨 찾기를 해 둘 때마다 ‘소품이 예쁜 곳’ ‘일주일에 한 번씩 업데이트되는 곳’ ‘일요일에 대박 세일을 하는 곳’ 등 자신만이 알아보기 쉬운 메모를 함께 해 두어 쇼핑시 원하는 곳만 들어가 쇼핑한다고 한다. 이렇게 모니터 쇼핑을 즐겨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어떤 옷들이 팔리고 있는지, 최신 유행 스타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또 똑같은 옷이라 하더라도 판매되는 인터넷 쇼핑몰에 따라 약간의 가격차이가 나게 마련이므로 이왕이면 500원이라도 싸게 판매하는 곳을 골라 구입할 수 있다. 또 외국의 유명 백화점이나 유명 브랜드의 인터넷 쇼핑몰에도 들어가서 외국의 최신 유행을 참고하거나 패션 코디법을 참고하면 한 달에 5000원 하는 패션 잡지를 굳이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 10만원 미만의 제품만 구입하라
나 역시도 패션 잡지나 친구들에게 소개 받은 인터넷 쇼핑몰은 시간이 날 때마다 들어가 물건들을 구경하고, 또 마음에 드는 물건들을 종종 구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10만원대 이상의 물건들을 직접 입어보지도 않고, 눈으로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하기가 망설여지기 때문에 정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꼭 10만원 미만의 제품들만을 구입한다. 특히 1만~2만원대의 알뜰 아이템들을 골라 구입하는데, 이번 계절에만 예쁘게 하고 버려도 될 만큼 최신 유행하는 소품을 구입하거나, 외국에서 구입해 온 독특한 제품들, 똑같은 물건들을 다시 만나기 힘든 빈티지 제품들, 옷에 비해 비교적 사이즈가 정확한 구두 등이 나의 주된 쇼핑 목록이다. 또 옷의 경우에는 고무줄 스커트나 헐렁한 티셔츠 등 사이즈와 상관 없이 입을 수 있는 옷들만 골라 구입한다. 최근에는 아웃렛 제품들을 모아 판매하는 인터넷 아웃렛 쇼핑몰을 즐겨 이용하여 굳이 교통비를 들여가면서 멀리 가지 않고 세일 상품을 골라 구입한다.
〈배정현|쇼핑칼럼니스트〉
|
나는 비싼 비행기표를 사서 외국을 가지 않아도 방 안에서 원하는 물건을 척척 구입하고 있는 그 친구가 꽤 신기하고 멋져 보였고, 그 친구 덕분에 당시 미국에서 인기 있는 국내 미유통 브랜드의 바지를 덩달아 저렴하게 구입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해외 쇼핑몰의 원하는 물건들을 구입해 주는 구매 대행 사이트가 생겼고, 지금은 그 수를 세기도 힘들 정도의 수많은 인터넷 쇼핑몰들이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단 쇼핑은 눈으로 보고, 직접 만져보며 구입하는 것이 제맛이라고 생각하는 터라 인터넷 쇼핑을 그리 즐기지 않는 것이 사실이었다.
# 편리함과 만족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라
하지만 최근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으로 이사를 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혼자서 5층까지 무거운 짐들을 들고 올라오기가 힘들어지자 처음에는 쌀이나 물처럼 부피가 크고 무거운 제품들부터 구입하기 시작했다. 다음에는 평소 즐겨 사용하던 제품들이라 안 보고, 안 만져도 되는 물건들로 그 영역을 확대시켜 인터넷 쇼핑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구입한 물건들이 대체로 만족스럽자 다음은 옷과 소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에도 기웃거리게 되었다. 특히 박리다매 형식으로 운영되는 대형 쇼핑몰에는 밤 잠 안자고 발품을 팔아도 절대로 그 가격에 구입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싼 옷과 소품들로 가득했다. 5장의 티셔츠가 1만원, 게다가 배송료까지 무료라고 하니 ‘그 달콤한 유혹을 쉽게 뿌리칠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가격들이 모두 ‘착하다’.
하지만 이렇게 싸다고 덥석 구입한 물건들은 분명 싸게 구입한 표시가 난다. 3000원짜리를 제 아무리 잘 챙겨 입어도 딱 3000원짜리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또 일상 생필품과는 달리 패션 관련 제품들은 사진으로만 보는 것과 실제 배송되어 받아 본 제품들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 특히 사이즈도 문제다. 셔츠나 바지 등 몸에 꼭 맞게 입어야 하는 옷들을 안 입어 보고 구입하려면 마네킹처럼 표준 체형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불만을 한 두 번씩 토로한다. 이처럼 인터넷 쇼핑에서는 몸이 편하고 시간을 아끼는 편리함이 최대 장점이자 최대 단점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편리함과 만족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쇼핑 전에 몇 가지 원칙을 세우고, 그에 따라 쇼핑해야 한다.
# 모니터 쇼핑으로 안목을 키워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하는 물건들은 내 눈으로 직접 보거나, 손으로 직접 만져보고 구입한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몸이 편한 만큼 실패 확률도 높고 때로는 돈이 아깝다 싶을 만큼 후회스러울 때도 많다. 또 늦은 밤까지 여기저기 인터넷 쇼핑몰을 돌아다니면서 쇼핑 삼매경에 빠지다보면 꼭 필요하지도 않고, 나에게 어울리지도 않는 물건들을 구입할 때가 많다. 따라서 만족스러운 인터넷 쇼핑을 하려면 발품을 줄이는 대신 두 배, 세 배의 쇼핑 안목을 키워야 한다.
백화점에서 알뜰 쇼핑을 즐기려면 백화점을 자주 들락날락거리면서 백화점과 친해야 하듯, 인터넷 쇼핑에서도 성공하려면 인터넷 쇼핑몰과 친해져야 한다. 평소 친구들 사이에 입소문 난 인터넷 쇼핑몰이나 패션 잡지 등에 소개된 인터넷 쇼핑몰을 모두 들어가 보고 자신의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인터넷 쇼핑몰들을 즐겨 찾기 해 두고 시간 날 때마다 들어가 구경해본다. 친구들 사이에서 ‘인터넷 쇼핑의 천재’라 불리는 내 친구는 컴퓨터에 즐겨 찾기를 해 둘 때마다 ‘소품이 예쁜 곳’ ‘일주일에 한 번씩 업데이트되는 곳’ ‘일요일에 대박 세일을 하는 곳’ 등 자신만이 알아보기 쉬운 메모를 함께 해 두어 쇼핑시 원하는 곳만 들어가 쇼핑한다고 한다. 이렇게 모니터 쇼핑을 즐겨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어떤 옷들이 팔리고 있는지, 최신 유행 스타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또 똑같은 옷이라 하더라도 판매되는 인터넷 쇼핑몰에 따라 약간의 가격차이가 나게 마련이므로 이왕이면 500원이라도 싸게 판매하는 곳을 골라 구입할 수 있다. 또 외국의 유명 백화점이나 유명 브랜드의 인터넷 쇼핑몰에도 들어가서 외국의 최신 유행을 참고하거나 패션 코디법을 참고하면 한 달에 5000원 하는 패션 잡지를 굳이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 10만원 미만의 제품만 구입하라
나 역시도 패션 잡지나 친구들에게 소개 받은 인터넷 쇼핑몰은 시간이 날 때마다 들어가 물건들을 구경하고, 또 마음에 드는 물건들을 종종 구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10만원대 이상의 물건들을 직접 입어보지도 않고, 눈으로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하기가 망설여지기 때문에 정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꼭 10만원 미만의 제품들만을 구입한다. 특히 1만~2만원대의 알뜰 아이템들을 골라 구입하는데, 이번 계절에만 예쁘게 하고 버려도 될 만큼 최신 유행하는 소품을 구입하거나, 외국에서 구입해 온 독특한 제품들, 똑같은 물건들을 다시 만나기 힘든 빈티지 제품들, 옷에 비해 비교적 사이즈가 정확한 구두 등이 나의 주된 쇼핑 목록이다. 또 옷의 경우에는 고무줄 스커트나 헐렁한 티셔츠 등 사이즈와 상관 없이 입을 수 있는 옷들만 골라 구입한다. 최근에는 아웃렛 제품들을 모아 판매하는 인터넷 아웃렛 쇼핑몰을 즐겨 이용하여 굳이 교통비를 들여가면서 멀리 가지 않고 세일 상품을 골라 구입한다.
〈배정현|쇼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