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이립(三十而立)에서 사십이립(四十而立)으로.’
‘삼십이립’은 논어 위정(爲政)편에 나오는 말로, 서른 살에 학문의 기초가 확립됐다는 공자의 만년 회고다. 마흔 살에는 이런저런 일에 미혹되지 않았다며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 중국에서 ‘삼십이립’은 옛말이 돼 가고 있다고 중국신문주간이 21일 보도했다. 서른 나이에 ‘입(立)’ 하는 사람은 드물고 대부분 불혹(不惑)의 나이에 겨우 자립하게 된다는 것.
이 잡지는 ‘입(立)’은 본래 입언(立言), 입덕(立德), 입신(立身)을 뜻하는데 이를 현대식으로 해석하면 직장이나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돼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가정을 꾸려 ‘어른’이 되는 나이라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베이징의 한 컨설팅 업체가 올해 상담을 받은 고객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사업의 기반도 잡았으며 자아가 성숙했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전체 조사 대상자의 1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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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상당수 응답자는 35세가 되어서야 이런 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고 심지어 일부는 40세에 겨우 가능했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갈수록 자립 내지 독립이 늦어지는 이유는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공부하는 기간이 갈수록 길어지는 데다 경쟁이 심화하면서 결혼 연령이 늦춰지고 사회가 급변하기 때문이라고 이 잡지는 풀이했다.
따라서 대부분은 40세가 되어서야 진정으로 자립하기 시작한다는 것. 특히 이런 현상은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대도시에서 그리고 고학력자, 외동아들이나 외동딸일수록 두드러진다. 유치원에서 석사과정까지만 졸업하는 데도 19년이 걸려 직장을 잡고 몇 년 지나면 곧바로 30세가 되기 때문이다.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30∼35세에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전체의 42%, 35세를 넘어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1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 결혼 연령은 남자가 29.2세, 여자는 27.1세였다.
베이징대 샤쉐롼(夏學(난,란)) 교수는 “중국 사회가 급속한 변화를 겪으면서 개인의 자립 시점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화와 함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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